AN YE 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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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EMENT

우리는 어딘가 하나씩 이상하고 부족한, 조각난 존재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 ‘나’라는 주체를 구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리들이 각자의 감각과 기억을 지닌 채 모여 살아가며, 하나의 조화를 형성하는 과정을 시각화한다.

인간의 주체는 고정된 실체로 완성되지 않으며, 삶의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해체되고 다시 재구성된다. 본인은 이런 고통과 상실의 경험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보고, 이를 파편화된 신체를 통해 가시화한다. 파편화된 신체는 완성되지 않은 주체의 유동성을 보여준다. 또 그 과정에서 파생되는 혼란, 불안 등의 심리적 긴장을 내포한다. 이때의 혼란과 불안은 외부 위협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존재의 결핍에서 비롯된 감각적 경고다. 신체의 파편화는 그 불안을 드러내는 구체적 징후로 작용한다.

작품에서 자연, 육면체로 구성된 공간, 그리고 파편화된 신체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와 같은 이질적 요소들은 이분법적으로 대립하는 현상이 아니다. 서로 교차하고 전이되는 상호작용의 흐름 속에 놓여있다. 서로를 배제하지 않고 동시에 존재하며, 맥락에 따라 언제든 역할이나 위치를 바꿀 수 있다.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지만, 각자의 모습 그대로 존재함으로써 역할을 해낸다. 또 이러한 긴장 속에서 각자의 다름을 통해 서로의 가치를 유지한다. 본인은 이와 같은 개념 간의 모호성과 긴장을 판단하거나 해소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저 그 안에서 발생하는 추상적인 감각적 긴장을 관찰하고 드러내는 데 초점을 둔다. 파편화는 단순한 해체나 고통의 반복이 아닌, 조각난 존재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계속해서 살아가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나아간다. 이 과정을 조화의 가능성으로 보고 인간의 내면과 외부 세상, 그리고 그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한 요소들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 탐구하고자 한다.

2025년 07월 15일

안예진

@anyej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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